지구촌을 긴장케 한 워너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의 첫 데드라인이 무사히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보안업체들의 회사 가치가 뛰는 등 '특수'를 누렸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기준 워너크라이를 제작한 해커들이 받은 ‘몸값’은 이날 기준 약 9만 달러(약 1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들이 벌어들일 돈이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에 비해서는 소액이다.  
 
랜섬웨어는 기업의 시스템이나 개인 컴퓨터에 침입해 저장된 데이터를 '인질'로 잡고 몸값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이번에 유포된 워너크라이는 앞서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스를 사용하는 컴퓨터를 대상으로 지난 12일부터 확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어 방법이 바로 발견됐고, 감염된 기업이나 정부 기관 등이 몸값 지급을 하지 않는 등 반응을 하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 워너크라이에 감염된 개인 컴퓨터 20만대의 소유자도 거의 돈을 보내지 않았다.  
 
워너크라이 공격은 지난 12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시스템 감염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 대형 병원 그룹 '바트스 헬스'의 경우 일부 데이터를 잃어 예약 환자의 20%를 취소하고 긴급 수술을 제외한 모든 수술을 연기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워너크라이의 요구엔 응하지 않았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몸값을 내기 시작하면 더욱 많은 변종 랜섬웨어가 나오기 때문에 요구한 돈을 보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더군다나 워너크라이 제작자들이 공개한 비트코인 송금 루트 3곳 중 한 곳으로 요구한 금액을 보낸다 해도 누가 보낸 것인지 파악할 방법은 없다. 인질로 잡고 있는 데이터를 돌려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워너크라이 사태의 숨은 승자는 사이버 보안 업계라는 분석이다. 19일 로이터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업체 소포스 그룹의 주가는 감염이 보고된 이후 처음 열린 15일 증시에서 7%이상 뛰었다. 워너크라이의 핵심 피해 기관인 NHS가 고객사라는 악재 속에서도 기업 가치는 오른 것이다. 소포스 외에도 대부분의 대형 보안업체도 주가가 오르거나 일감이 몰리는 ‘특수’를 누렸다.  
 
최근 랜섬웨어 제작이 쉬워지고 모방 랜섬웨어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사이버 보안업계의 앞날도 밝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는 랜섬웨어를 주문제작 방식으로도 만들어 유포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해 진입장벽은 더욱 낮아졌다. 누구나 이를 악용할 수 있는 시대인만큼, 사이버 보안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