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국내 대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농협은행의 재계약이 불발됐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빗썸의 신규 가상계좌 발급이 중단된다. 지난 6월 해킹사고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공지를 통해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 개선을 위해 이날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혔다. 전날 농협은행이 만료된 계좌 발급 재계약을 유예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말 도입된 실명확인 가상계좌 서비스는 가상통화 투기 근절, 시장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6개월마다 재계약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 정보보호 수준이 은행에서 요구하는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며 “한 달간 유예기간을 둬 보안 수준을 강화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과 재계약을 체결한 것에 대해서는 “노인원의 경우 6개월간 큰 사고도 없었고 자체 기준에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지난 6월 해킹사건이 이번 재계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농협은행 관계자는 "해킹 사건으로 인한 시스템 안정화 상태, 최근 이어진 경찰의 압수수색 등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빗썸은 해킹사고가 발생해 약 35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탈취 당했다. 이후 신속한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했으나 190억원의 피해는 여전히 남아 많은 투자자들의 비난을 산 바 있다.

농협은행은 빗썸과 기존 가상계좌를 통한 입출금 서비스는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유예기간에도 빗썸의 정보보호 수준 등이 요구하는 정도에 미치지 않으면 재계약이 불발될 여지도 남겨놨다.

이 경우 빗썸은 국내 빅4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시중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지 못한 유일한 거래소가 된다. 업비트와 코빗은 각각 IBK기업, 신한은행과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