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주말 카카오 '먹통' 사태 등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국가안보실이 꾸리는 범정부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TF)’에서는 재해, 재난으로 데이터통신망에 차질이 발생했을 때 뿐만 아니라 해킹 방지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사이버안보 리스크를 들여다 볼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주말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사실상 국가기간통신망”이라며 데이터통신 서비스가 국가안보와도 직결된다는 판단 하에 엄중한 대응을 주문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날 언급했던 카카오의 시장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수차례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해온 만큼 직접적인 ‘민간기업 규제’와는 일단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18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이버안보 TF’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화재’라는 물리적인 원인 때문이지만 디지털 분야는 물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해킹 등 사이버보안의 문제도 굉장히 크다”며 “디지털 재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물리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사이버보안 등 전체를 다 살펴봐야 한다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안보실은 김성한 실장을 팀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하고, 김 실장 주재로 사이버안보상황점검회의도 열기로 한 상태다. 해당 회의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등이 참석한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이중화 등 물리적인 백업·복구와 관련해서는 과기정통부 장관 중심의 대책본부가 중심이 되고, 대통령실에서는 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업하면서 전반적인 사이버보안 등을 포함해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역시 ‘사이버안보TF’와 관련해 “백업 등 복구 관련 사항(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며 “해킹 방지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전날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우려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재해, 재난뿐만 아니라 외부의 물리적 공격, 해킹, 디도스(DDoS) 등을 포함한 사이버상의 공격에 따라 데이터통신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만약 해킹을 통해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것은 곧 안보 문제”라며 “사이버안보 TF는 데이터 통신망에 중대한 차질이 생길 경우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각별히 챙기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구성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전날 출근길 발언으로 정부의 ‘자율규제 기조’가 뒤집히고 플랫폼 독과점 규제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의 언급은 철저한 원인분석과 함께 사실상의 국가기간통신망이 이윤을 사유화하고 비용을 사회화하는 일이 없도록 민관 차원의 재점검을 당부한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자율규제 원칙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출근길에 “독과점으로 시장이 왜곡된다면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