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유행하는 얼굴 변형 어플 '페이스앱(FaceApp)'이다. AP 연합뉴스

최근 한국에서 사진 속 인물을 아기 얼굴로 만들어 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유행한 데 이어, 미국에서는 노인의 얼굴로 바꿔 주는 ‘페이스앱(FaceApp)’이 뜨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 앱의 러시아 연계설 논란도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이 같이 주장하면서 당내 인사들에게 사용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DNC의 밥 로드 보안책임자는 “페이스앱은 러시아인들이 개발한 앱”이라며 사용을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자칫하면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선거 개입과 같은 대형 사건이 내년 대선에 재연될 수도 있다는 이유다. 로드는 “(다른 보안 전문가들처럼) 앱이 이용자의 사진에 접근할 수 있다는 데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모든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이미 사용했을 땐 ‘앱을 휴대폰에서 즉각 삭제하라’고도 조언했다.

페이스앱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 사진 속 얼굴을 변형시켜 준다. 2017년 처음 출시됐지만 최근 고든 램지, 드레이크, 조나스 브라더스 등 유명 연예인들까지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DNC의 이번 ‘페이스앱 사용 금지령’은 앞서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페이스앱 보안 문제: 이제 러시아인들이 당신의 옛 사진들을 갖게 됐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따른 대응책으로 보인다. 해당 보도에서 보안 전문가들은 페이스앱이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무단 도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약관 동의서에 기재된 “서비스를 이용한 사진을 가공하고, 재생산하며, 공개할 권리를 갖는다”는 문구가 문제였다. 이용자가 약관에 서명함으로써 앱 개발사(페이스앱)가 카메라를 통해 외부의 음성을 녹음하거나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무작위로 취득하는 행태를 허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해커들과 러시아 정부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아울러 “해커들이 러시아 정부와 함께 일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야로슬라브 곤차로프 페이스앱 최고경영자(CEO)는 즉각 ‘러시아 정부 관계설’과 ‘개인정보 도용’ 논란이 과장됐다면서 해명에 나섰다. 해당 서비스는 사진을 이용자의 스마트폰 내부가 아니라 자사 앱 서버에서 사진을 변형, 이용자에게 전송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진이 회사 서버로도 전송되지만, 이용자가 ‘선택한 사진’에 한정되며 48시간 이내에 삭제된다는 설명이다. 또 앱의 연구개발(R&D)를 담당하는 본사는 러시아에 있으나, 미국 아마존과 구글의 서버를 사용한다고도 강조했다. 곤차로프 CEO는 “페이스앱은 그 어디에도 사용자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공유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 정부 연루설도 부인했다.

DNC는 2016년 러시아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이후 사이버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야후 임원을 지낸 로드는 사이버 보안 강화 전략 차원에서 DNC에 고용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자들의 중국 ZTE와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