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첫날.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방재정 분권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만큼 이번 행안부 국감에서는 분권재정과 지방균형발전에 질의가 집중됐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추진한 1단계 재정분권이 광역지자체 중심으로 이뤄져 오히려 비수도권 기초단체와의 재정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이 "전국의 시도를 5~6개로 통합하는 초광역단체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다만 김민철 민주당 의원은 국감 전체에 걸쳐 자신이 지역구로 있는 경기북부 현안인 '경기북도 신설'에 대해 중복 질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감현장에서 해킹을 시연해 행안부의 취약한 사이트 보안을 지적한 김영배 의원이 제일 빛났다. 김 의원은 진영 행안부 장관 앞에서 직접 해킹 프로그램으로 대법원 사이트에 아이디(ID)와 비밀번호 없이 로그인 했다. 문제의식과 더불어 퍼포먼스로 질의에 선명성을 더했다.

김 의원은 문제제기 뿐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주민참여예산의 저조한 주민참여 문제를 짚으면서 진 장관에게 △행안부 '지방재정 365' 사이트에 주민참여 현황통계를 정리해 공유할 것 △우수 주민참여사례 연례보고서 발간 홍보 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형동 의원이 돋보였다. 김 의원은 행안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공공데이터 청년일자리의 부실을 지적했다. '교육 중 중도 이탈'과 '신처 저조'로 당초 정부가 목표한 8077개 일자리 보다 1742개 일자리 사라진 점을 밝혔다. 당초 계획에 없던 일자리 사업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넣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취지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2017~2020년 서울시 자치구별 재산세 부과 자료'를 분석해 질의에 설득력을 더했다. 권 의원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 (금천·관악·구로),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에서 공시가격 3~6억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재산세 비중이 많게는 10배 이상까지 증가했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지적했다.

이해식·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사례 발굴이 빛났다. 이 의원은 재판결과가 뒤집히면서 지자체로부터 지급받은 시간 외 수당·휴일 수당 일부를 반납하면서 277억원이란 이자폭탄을 떠안은 대구 소방관 공무원들의 문제를 제기했다. 오 의원은 부산 지역 새마을금고의 직장내괴롭힘 사례를 발굴해 진 장관과 새마을금고 중앙회장으로부터 재발방지와 사건 검토를 약속 받았다.

여야는 개천절 집회를 두고 이견을 드러냈지만 국정감사는 고성이나 야유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에 개의해 오후 밤 9시50분 국감이 종료될 때까지 여야 의원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질의했다.

서영교 행정위원장은 여야를 망라하고 공정한 시간 배분과 발언 기회를 줬다. 진 장관은 4선 의원과 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경험만큼 여유가 엿보였다. 의원들 질의를 존중하며 "검토하겠다"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 의원들은 "검토를 넘어 장관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