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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커즈뉴스

장르: 암호화폐, 사건사고

2022/10/26(수)

해킹당한 빗썸, 회원들에 손해배상 해야

2017년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대규모 해킹 사건은 창업자인 빗썸홀딩스 이정훈 전 의장의 PC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직원 개인 PC가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직원이 아닌 회사 창업자가 개인PC에 회원들 개인정보를 보관하다 해킹 당한 것이다. 1심 법원은 빗썸과 이 전 의장이 공동으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는 A씨 등 빗썸 회원들이 빗썸과 이정훈 전 빗썸 홀딩스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빗썸과 이 전 의장은 공동으로 A씨 등 118명에게 1인당 최소 30만원에서 최고 202만원까지 모두 1억77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2017년 6월 빗썸에서 개인정보 해킹 사건이 벌어지면서 3만명이 넘는 회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당시 해커는 '이력서'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이 전 의장에게 보냈는데, 이 이메일에는 악성 프로그램이 숨겨져 있었다.

이 전 의장은 악성프로그램인 것을 모른 채 실행해 각종 파일이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회원들의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는 물론 가상화폐 거래량과 거래금액 등 거래정보 3만1506건이 기재된 '2017년 회원관리 정책'이라는 엑셀 파일이 포함돼 있었다.

해커는 확보한 IP주소로 공격하는 사전대입공격을 시도했는데 그 횟수는 200만회가 넘었고, 그 과정에서 2차 해킹이 발생해 4900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해커는 빗썸에 연락을 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10%를 주지 않을 경우 모든 회원 정보를 유출하겠다는 협박을 했고, 회사는 뒤늦게 관계기관에 신고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빗썸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50만원, 과태료 1350만원 등을 부과했다. 빗썸은 형사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A씨 등은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이후 가상화폐 절취 사건이 벌어진 책임이 빗썸과 이 전 의장측에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령상 의무를 위반했고, 이 전 의장은 보안수준이 낮은 개인용 PC에서 다량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이 사건 파일을 이용한 업무를 해 1차 해킹에 방조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상화폐 절취와 관련해 빗썸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킹된 정보에는 전자지갑 비밀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고, 관련 해킹이 동일인에 의해 이뤄졌다는 증거가 없다"며 "개인정보 파일 유출과 암호화폐 자산 탈취 사이의 가정적 개연성만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빗썸이 해킹을 당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신고가 수십건 접수됐고, 국가정보원 조사관까지 회사를 방문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보안을 강화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하면서 피해가 확대됐다.

재판부는 "(빗썸은) 당시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다"면서 "사고 발생 직후에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보지 않은 채 상황의 심각성을 축소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의장에 대해서는 "해킹 신고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본인이 보안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자 과실에 의한 것으로 만연히 판단한 뒤 회사 이익을 위해 이를 방치했다"며 "이 전 의장이 빗썸의 정보통신망법 등을 위반한 위법행위를 용이하게 해 이를 방조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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