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고객정보를 탈취한 해커가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일부 공개된 정보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텔레그램에 올린 해명글. 텔레그램 화면 갈무리

LG유플러스 고객 개인정보를 탈취해 공개한 해커가 경향신문이 지난 17일 보도한 ‘2021년 고객정보’ 조작 의혹에 대해 “실수”라고 해명했다.

해커는 17일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정보) 구매자 중 한 명이 샘플 데이터를 급하게 보고 싶어했다”며 “그래서 나의 팀 친구가 이런 실수를 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해커가 피해 사실이 확인된 2018년 이전 고객정보 59만건 중 584건을 마치 2021년 정보인 것처럼 둔갑시켜 추가 해킹 증거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해커가 해명 글을 텔레그램에 올린 것이다.

해커는 “어떤 고객들이 나에게 일부 데이터의 날짜가 수정됐다고 말한다”며 “우리가 정보를 선별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했다.

또 경향신문은 보안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과거 해킹한 데이터를 구매한 뒤 재판매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커는 “어떤 기자는 우리가 데이터 수집가라고 말한다”며 “왜 코끼리가 개미에게 힘을 보여줘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해커는 1월2일 텔레그램 등을 통해 LG유플러스 고객정보 59만건이 담긴 ‘lgu_PERSON_01.txt’ 파일을 공개했다. 이어 1월4일에는 ‘demo.xlsx’ 파일을 추가 해킹 증거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584건의 고객정보가 기록돼 있다.

하지만 1월2일 파일에 등장하는 일부 고객정보를 날짜 데이터만 변조해 1월4일 파일에 재탕한 사실이 경향신문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이 같은 조작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건 초기부터 “3000만건 이상의 고객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해온 해커의 진술 신빙성이 의심받게 됐다. LG유플러스 측은 지금까지 확인된 유출 피해가 중복 포함 59만건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