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혼합현실 헤드셋 개발을 축소하고 있지만, 메타와의 협력을 통해 자사 소프트웨어를 퀘스트(Quest)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열린 이그나이트(Ignite) 컨퍼런스에서 메타 퀘스트 3과 퀘스트 3S 헤드셋 사용자가 혼합현실에서 윈도우 11의 “완전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용자는 로컬 윈도우 PC나 윈도우 365 클라우드 PC에 “몇 초 만에” 연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적이고 고품질의 다중 모니터 작업 공간”을 제공받게 된다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밝혔다. 현재도 퀘스트 기기에서 PC 데스크톱 화면을 전송할 수 있지만, 이번 업데이트로 이 과정이 더 간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혼합현실 헤드셋에 자사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한동안 메타와 협력해 왔다. 지난 2023년에는 퀘스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웹 버전)과 팀즈의 메시 3D(Mesh 3D) 환경을 출시한 바 있다. 또한 올해 5월 개최된 빌드(Build) 컨퍼런스에서는 윈도우 앱의 3D 콘텐츠를 혼합현실로 가져오는 볼류메트릭 앱(Windows Volumetric Apps)의 개발자 프리뷰를 공개했다.

시장 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메타의 퀘스트 헤드셋은 전 세계 AR 및 VR 헤드셋 출하량의 74%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자사의 혼합현실 전략을 축소하며 홀로렌즈 2(HoloLens 2) 생산 중단을 발표했고, 새로운 버전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IDC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글로벌 AR 및 VR 헤드셋 판매량은 전년 대비 28% 감소했지만, 더 저렴한 기기가 출시되면서 2024년 670만 대에서 2028년에는 2,290만 대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서치 회사 테크스포넨셜(Techsponential)의 설립자 아비 그린가트는 “퀘스트 헤드셋을 대형 또는 다중 모니터 작업 환경으로 활용하는 것은 생산성 측면에서 합리적”이라며 윈도우 전체에 액세스할 수 있다면 “유용성이 더 커진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가상 모니터는 퀘스트 3과 같은 주류 헤드셋이든, 애플 비전 프로(Apple Vision Pro) 같은 고급 공간 컴퓨팅 플랫폼이든, 혹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에 연결하는 엑스리얼(XREAL) 디스플레이 글래스와 같은 기기에 투자하는 주요 사용례”라고 덧붙였다.

다만, 퀘스트를 업무 목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디스플레이 해상도, 시야각(Field of View), 그리고 헤드셋 착용 시의 불편함 같은 몇 가지 하드웨어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 메타의 퀘스트 3과 3S는 애플 비전 프로보다 착용감이 우수하지만, 더 비싼 제품보다는 해상도가 낮다.

또한 그린가트는 일부 사용자, 특히 나이가 많은 사용자는 헤드셋의 고정된 초점 거리에서 작은 텍스트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시력 교정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 디스플레이 가장자리가 왜곡되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가트는 “개인적으로는 VR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물리적인 다중 모니터 설정과 비교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두통이 생긴다. 하지만 이 분야를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새로운 세대가 출시될 때마다 점점 개선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